20대 사장, 60대 사원...'속도와 내공의 조화' 세대융합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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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스타트업 사무실 한편, 후드티를 입은 20대 대표가 회의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다. 그 옆에서 꼼꼼하게 계약서를 검토하는 이는 60대 후반의 법률 전문가. 한눈에 보기에도 서로 다른 세대지만, 이들은 같은 꿈을 향해 한 팀이다. 지금, 우리 일터에선 ‘세대 역전’이 아닌 ‘세대 협업’ 이 새로운 생산성의 공식을 만들고 있다.
이미지=DALL-E
과거에는 연령이 곧 직위였고, 경험은 경력의 총합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지금, 20대는 플랫폼의 흐름과 콘텐츠 감각을 장착한 ‘속도형 리더’로, 60대는 사회 경험과 인간관계, 전문성을 가진 ‘안정형 멘토’로 각자의 강점을 드러낸다.
이러한 조합은 특히 창업 현장에서 두드러진다. MZ세대 창업가들은 기술과 기획에 강하고, 시니어 사원들은 협상, 관리, 외부 네트워크에 강하다. 예비 창업가 교육에서도 이러한 세대 간 멘토-멘티를 넘어 ‘파트너십’ 구성이 확산하는 추세다.
20대 대표가 이끄는 기업에 60대 사원이 들어가는 것은 단순한 세대 교차가 아니다. 그것은 '지식과 감각의 교환', '속도와 내공의 상호보완' 이라는 새로운 직업문화의 실험이자 현실이다.
‘세대융합형 베이비부머 창업서포터즈’ 성과공유회. 사진=경기도 제공
'베이비붐 vs 에코' 세대융합 일터
한국전력은 은퇴한 기술직 베이비붐 세대 퇴직자들을 신입사원 교육 과정에 참여시키는 ‘현장 멘토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기술의 단절을 막고 세대 간 지식 승계를 실현하는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1955~1963년생 베이비붐 세대가 빠르게 노동시장을 떠나고 있다. 이들의 이탈은 산업 숙련자의 대규모 손실을 의미하며, 직무 전환과 지식 승계 수요를 동시에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니어 트레이너', '전문경험 코디네이터'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직업도 주목받고 있다.
반면 1990년대생 중심의 에코 세대는 기술 친화적이며, 고정된 조직문화보다는 자유롭고 유연한 일터를 선호한다. 이들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 메타버스 마케터, UX/UI 설계자, 에듀테크 기획자 같은 창의형 직무에 강점을 보인다. 향후 일자리 창출 정책은 이 두 세대의 특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ICT 적용한 노인요양 사업. 사진=한컴 제공
출산율 최저, 고령화율 최고
보건복지부는 2018년부터 지역사회 중심의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커뮤니티케어’를 시범운영 중이다. 지자체와 민간요양기관이 협업해 노인·장애인에게 맞춤형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주거개선사 등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3년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동시에 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어,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이처럼 인구의 양극단이 무너지는 구조는 ‘일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드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의료, 복지, 교육, 주거, 소비 구조 전체를 바꾸는 신호탄이다.
이러한 구조 변화는 돌봄, 의료, 요양 산업의 폭발적인 인력 수요를 야기하며, 해당 분야의 직업을 ‘지속가능한 일자리’로 바꾸고 있다. 예를 들어 요양보호사, 고령친화주택 설계사, 노인 전문 심리상담사 등은 미래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인생이모작’ N잡러시대
서울시 50+재단은 중장년층의 재취업, 창업, 사회공헌 활동을 지원하며 ‘시니어 창업보육 매니저’, ‘중고령 콘텐츠 기획자’와 같은 새로운 직무를 확산시키고 있다.
고령자 고용이 단순히 은퇴 후 소득 보완 차원이 아닌 ‘제2의 직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건강관리 코디네이터, 고령자 전용 여행 가이드, 중고령층 전담 콘텐츠 큐레이터 등은 실버 세대의 경험과 감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생애 다직업 시대를 맞아, ‘50+ 경력전환센터’나 ‘시니어 스타트업 매니저’와 같은 공공 기반 일자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고령층이 새로운 직업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직무 체계 재설계와 평생교육 연계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중장년층과 고령자는 더 이상 은퇴한 인력이 아니다. 건강수명이 늘고 생애 이모작이 일상이 되면서, 이들은 '일할 수 있는 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령층의 경험과 인간관계 능력, 전문성이 필요로 하는 분야가 많아지면서 시니어 인력의 활용은 미래 노동시장 안정의 열쇠가 되고 있다.
이제 일자리는 산업이 아닌 인구구조와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탄생한다. 기술, 감성, 돌봄, 플랫폼, 다양성 등, 다섯 가지 키워드가 향후 직업전망을 이끌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10년, 우리는 단순한 직업 선택이 아닌 ‘역할의 재설계’를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기사 출처 : 이모작뉴스, 김남기 기자, 2025.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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