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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의 전당

바다 위에 있노라면, 무한한 자유를 느끼는 만년청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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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3건 조회 394회 작성일 22-09-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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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준님은 통영해양경찰서에서 202012월 퇴직하셨습니다. 바다와 함께 살아온 인생 1막을 뒤로하고, 퇴직 후에도 바다와 함께 하고자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요트선장으로 아름다운 섬이 즐비한 통영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마치 바다 유목민처럼 최소한의 소유로 최대한의 자유를 누리고 계신 찐 바다 사나이 박덕준님의 멋진 인생 2막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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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자라, 바다를 꿈꾸고, 바다로 나가다

 

바다를 최고의 놀이터 삼아 자란 사내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저 역시 마냥 바다가 좋아 자연스레 통영수산전문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어선과 상선을 운항할 수 있는 해기사 3급 항해사 면허를 소지하고 난 후, 승선근무예비역으로 병역특례 근무를 수년간 했습니다. 6~7년가량 원양어선 항해사로 근무하면서 가깝게는 일본 북해도, 멀게는 대서양에 위치한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중심도시인 라스팔마스까지 다녀왔습니다. 원양어선 근무가 어떻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바대로 일 자체가 험하고 시시때때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였지요. 그렇지만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매력에 빠진 20대 젊은 나이다보니 꽤 오랜 기간 잘 버텨냈습니다.

 

해가 갈수록 원양어선 근무도 단조롭고 지루하다는 느낌, 마치 드넓은 대양을 항해하고 있는데도 제 자리에서 맴도는 듯 지루함이 느껴졌습니다. 제 머리 속에 계속 떠오르는 말은 배움에 목마르다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항해사로서의 경력을 활용하여 공무원 또는 공공기관 등의 항해직렬로 취업하기로 결심하여 198978일 해양경찰 순경에 임용되었습니다.

 

배움의 목마름을 풀어준 해양경찰

 

동기들보다 다소 나이가 많긴 했지만, 새롭게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만으로 인천해경서 1002함 항해부서 첫 임지를 향했던 가슴 떨리던 순경시절이 기억납니다. 202012월 말 퇴직할 때까지 316개월 동안 반은 육상에서 반은 해상근무를 했던 것 같습니다. 동해해경서 5001, 통영해경서 1005, 통영해경서 308함 함장을 마지막으로 아쉽지만 1년 일찍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바다가 부르기 때문에 조바심이 나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습니다. 오랜 공직생활을 벗고 다시금 20대 청춘의 혈기로 제 전공인 항해를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재직 시에는 출동과 업무들로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교육 받을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습니다. 여객선 선장으로 취업하려면 리더십 및 팀워크 교육을 포함 최소 7~8개 승선필수교육을 이수해야하는 데, 한 개 교육과정마다 최소 3일 이상이 걸리니 현실적으로 퇴직하지 않고서야 모든 교육을 수료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지요. 그래서 퇴직하자마자 부산으로 가서 필요한 모든 교육을 6~7개월에 걸려 이수했습니다. 그리고 기왕 준비하는 김에 먼 훗일은 모르니 기관사 6급 면허도 취득했습니다.

 

이제 다시 바다로

 

모든 교육을 마쳤으니 만반의 준비는 되었고, 일할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고향이 통영인지라 한화리조트 마리나 요트 투어 운항 단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지요. 한 달 반가량 하다 그만두었습니다. 업체로부터 더 하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으나, 근무조건이 제가 바라는 바와 맞지 않았어요. 그러다 전직동료 권유로 부산시 해운대구 소재 케이오티 예인선 선장으로 취업하게 되었으나, 근무조건이 좋지 않아 다시금 이직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가족들은 부산에 두고 다시 통영으로 돌아와 유성해운()의 통영~한산도(제승당) 연안카페리 여객선 선장으로 취업하게 되었습니다. 6일 근무로 오전 6시 반에 출항하여 오후 6시에 업무를 종료하니 근무시간은 조금 많으나 그만큼 보수나 다른 부분이 괜찮아서 만족감을 갖고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퇴직 후 첫 단기알바를 했던 마리나 리조트 쪽에서 저의 예전의 성실함을 기억하고 아주 좋은 조건으로 요트 운항 선장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해왔습니다. 4일 근무에 원룸을 포함한 숙식제공 등 아주 만족스러운 제안이라 기꺼이 받아들여 지난 8월부터 신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바람, 햇빛, 파도와 잘 노는 방법을 아는 남자

 

저는 거제 한화리조트 마리나요트 선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47년 만에 개방된 대통령 별장 청해대(靑海臺)가 자리한 저도(猪島)와 아름다운 거가대고를 선상에서 즐길 수 있는 퍼블릭 세일링(Public Sailing) 프로그램과 인원수에 따라 프라이빗 세일링(Private Sailing)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항하는 요트는 최대 50명까지 승선할 수 있는데, 요즘에 가족들끼리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해양레저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요트 선장으로서 고객들에게 한 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요트를 타고 바다를 만끽하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지난여름 요트는 저만의 여름 휴양지였습니다. 요트를 몰며 시원한 바다 위를 달리며 즐기다보면 요트 안에서만 하루 6,000~7,000보를 걷게 되지만 건강을 위해서 하선해서도 해수욕장 모래밭에 맨발로 땀나게 뛰곤 합니다.

 

주중 3일은 휴무이므로 또 다른 취미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바로 색소폰인데, 통영에 우리 해양경찰 전·현직자로 구성된 색소폰 동호회가 있다고 하여 저도 적극 일원이 되어 배워보려고 합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는 바다 한 복판에 있으면 저는 새처럼 자유롭고 구름처럼 가볍습니다. 바다는 제 고향이죠. 드넓은 바다가 다 제 것이라도 된 양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바다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여유롭게 새로운 것을 배워보는 이런 인생 2, 충분히 행복합니다.

 

후배들을 위한 조언

 

저는 바다 세일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천직인 것처럼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과거에 요트는 여유 있는 부자들이나 즐기는 여가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해양레저를 찾고 즐기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우리 해경 후배님들은 바다에서 도전하고 즐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재직 시에는 즐기는 분들의 안전을 위해 몰두해야하겠지만 저처럼 퇴직 후 해양레저 분야에서 승선을 하시거나 기타 활동을 생각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몇 가지 준비 사항을 당부 드리겠습니다.

 

첫째, 건강관리입니다.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시겠지만, 우리가 건강하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다는 것이죠. 둘째,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그 일을 하시라는 겁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해야합니다. 이런 저런 자격증과 교육들을 받으시고 퇴직하시게 되면 사회에 여러분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여러분이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사회 나오면 있으니까요. 셋째, 퇴직을 하셨다면 과거에 여러분이 어떤 위치의 누구였는지는 다 잊어버리셔야 합니다. 다 내려놓아야 해요. 특히 공무원 퇴직자분들은 그게 참 어렵고, 그로인해 많은 기회들을 날려버려요. 넷째, 퇴직하여 재취업을 하셨다면 최선을 다해 근무하시기 바랍니다. 여러 선배들이 별로 좋지 않게 퇴사를 하신 경우가 종종 있어서 우리 해경 출신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부끄럽지 않게 어디서든 최선을 다해주세요. 마지막으로 퇴직하고 나오면, 인생 2막 새로운 사회에서는 프로만이 살아남습니다. 아마추어로 누군가의 덕에 묻어갈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진정한 프로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남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멋진 인생 2막을 준비하시길 응원합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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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퇴직지원센터님의 댓글

해경퇴직지원센터 작성일

바다위에서 자유로움이 너~무 부럽습니다. 성공적인 인생 2막 박덕준님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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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호님의 댓글

김신호 작성일

영원한 바다 사나이 박덕준 선배님을 응원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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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지원센터(부산) 자문관님의 댓글

퇴직지원센터(부산) 자문관 작성일

멋쩌 부룹니다~
성공적인 인생 2막을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