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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만 들으면 합격증 챙겨”...스펙 뻥튀기 중심엔 우후죽순 민간자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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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해경퇴직지원센터
댓글 0건 조회 8회 작성일 25-06-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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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웹소설작가 자격 등
올해 4월까지 5만8천개 난립
연6천개 생기고 2천개 사라져

취업에 도움될까 따보지만
민간업체 ‘수수료 장사’ 전락
취업난 속에서 ‘스펙’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Created by ChatGPT]사진 확대
취업난 속에서 ‘스펙’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간자격증을 취득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늘고 있다. [Created by ChatGPT]

“고등학교 졸업자 이상이면 누구나 취득이 가능합니다. 온라인 강의 출석률 60% 이상, 시험 100점 만점 중 60점 이상이면 자격증이 발급됩니다.”

전산회계 1급 민간자격증의 광고문구다. 매일경제 취재진이 직접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자격증 취득 신청부터 강의 수강, 시험 응시까지 모두 마치고 자격증을 최종 취득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시간40여 분. 응시자들의 후기 등에 따르면 전산회계 1급 민간자격증의 시험 난이도는 같은 이름의 국가공인자격증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취업난에 시름하는 취업준비생을 겨냥해 민간자격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자격증이 무분별하게 양산되면서 신뢰성과 실효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민간자격정보서비스(PQI)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등록된 민간자격증 종목은 5만8157개에 달한다. 자격증을 등록한 민간기관은 총 1만6442개로, 이 중 법인 등록자는 5982개, 기타 단체 등을 포함한 개인 등록자는 1만460개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 박 모씨(25)는 “취업 준비가 생각보다 길어지다 보니 내 스펙에 문제가 있는 건가 싶어 자격증이라도 더 채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직무와 관련 있는 민간자격증을 하나둘씩 취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자격은 국가 외에 개인, 법인, 단체가 자유롭게 신설해 관리·운영할 수 있는 자격이다. 국가는 ‘민간자격등록제도’를 통해 자격 등록을 관리하고 있지만, 등록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사실상 손쉽게 자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실제로 등록되는 민간자격증 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5572개였던 신규 자격증 수는 2023년 6176개, 2024년 6398개로 늘었고, 2025년에도 4월 말 기준 이미 2737개가 새로 등록됐다. 하지만 2025년 4월까지 등록된 민간자격 총 5만8157개 중 국가가 공인한 자격은 97개뿐이다. 전체의 약 0.16%에 불과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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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이 남발되는 만큼 폐지되는 자격증도 많다. 2022년 2270개, 2023년 2121개, 2024년 2132개의 자격증이 폐지됐다. 매년 약 6000개의 자격증이 새로 생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 생기는 자격증 규모의 3분의 1가량이 매년 사라지는 셈이다.

한 분야에 유사한 자격증이 다수 양산되거나 자격증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직종임에도 민간자격이 신설되는 일 또한 비일비재하다. 민간자격정보서비스 검색 결과 ‘심리’ 분야와 관련된 자격증은 4173개, ‘인공지능(AI)’ 관련 자격증은 450개로 나타났다. 하나의 기관이 단독으로 432개의 자격증을 등록한 사례도 있었다. 또 유튜브 크리에이터, 웹소설 작가 등 특별한 자격이 필요하지 않아 보이는 분야에서도 민간자격증이 등록됐다.

이러한 자격증은 민간업체의 강의를 수강한 이후 제공된 예상 문제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시험을 보면 발급되는 구조다. 강의 수강료나 시험 응시료는 무료가 많지만, 자격증 발급료 명목으로 약 10만원이 든다. 해당 민간업체들은 이 수수료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자가 한 플랫폼에서 웹소설 작가 자격증 강의를 수강한 결과 약 1시간30분 만에 ‘웹소설 작가 1급’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 강의는 웹소설 플랫폼 종류, 연재 절차, 플롯과 기획안 구성 방법 등의 내용을 가르쳤는데, 출석률 60%를 넘기자 ‘시험보기’ 버튼이 활성화됐다. 시험문제는 사이트에 게시된 예상문제와 동일했고, 미리 확인한 정답을 입력하자 곧바로 ‘합격’ 메시지가 떴다. 별도 실습과정도 없었다.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니 자격증 발급료는 9만원이었다. 9만원만 내면 하루 만에 ‘웹소설작가 1급’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자격증 장사가 아니냐’ ‘민간업체 배만 불려주는 꼴이다’ 등의 비판이 나온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강사가 전문가인지도 모르겠고, 그냥 유행에 따라 팔아서 돈이 될 것 같으면 자격증을 만드는 것 같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다른 네티즌은 “취업이 급한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해 돈을 뜯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공신력이나 직무 연관성이 떨어지는 민간자격증은 채용 과정에서 영향력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한 외식업 프랜차이즈 인사담당자는 “지원서에 처음 들어보는 자격증이 적혀 있는 사례를 종종 본다”며 “공신력이 없거나 지원 직무와 관련이 없는 자격증은 평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출처 : 매일경제, 이수민 기자, 202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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